우리는 양가 부모님이 예단 + 예물은 생략해도 괜찮다고 하셔서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큰 금액을 지원해주셨다. 예쁜 다이아 반지를 하나 맞추라고 말씀해주셨지만, 솔직히 나는 다이아에 욕심이 별로 없어서 대신 남편과 결혼반지를 맞추고 적당한 가격으로 예물 가방 하나를 구매하기로 했다. (결혼반지는 다이아미에서 했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클릭!)
일단 나는 명품 욕심도 크지 않아서 일단 너무 비싼 샤넬이나 디올, 루이비통 라인은 제외했다. 내가 원하는 가방의 기본 조건은 4가지였다. 첫 번째는 크로스백으로 멜 수 있을 것! 두 번째는 블랙 컬러일 것! (기본 가방이 없어서...) 세 번째는 너무 작거나 크지 않은 적당한 크기일 것! (핸드폰이랑 지갑, 틴트 정도는 꼭 들어가야 함) 네 번째는 200만 원을 넘지 않을 것!!!
무조건 이 4가지를 충족하는 선에서 디자인이 내 취향인 걸로 2개의 예물 가방 후보를 추려냈다. 하나씩 보여드리며 설명을 덧붙여보겠다. 예물 가방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그것도 썰을 풀어보겠음... ㅎ
1번 후보는 멀버리 알렉사 미니다. 가격은 백화점 기준으로 150만 원 정도였다. 클래식한 버클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스크래치가 거의 보이지 않는 소재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크기도 딱 내가 원하던 정도였다.
2번 후보는 돌체앤가바나 디보션백이다. 가격은 백화점 기준으로 200만 원 정도였다. 내가 하트 모양을 정말 좋아하는데, 큼직한 하트 장식이 달려 있어서 한눈에 반해버렸다. 반들반들한 소가죽이라 스크래치가 나면 그대로 보이겠지만 하트에 홀려 계속 아른아른거림...
솔직히 유행 타지 않고 오랫동안 무난하게, 스크래치 걱정 없이 맬 수 있는 건 멀버리 알렉사 미니라는 걸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돌체앤가바나 디보션백이 아른거려서 그냥 마음이 가는 걸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백화점은 너무 비싸서 다른 명품 쇼핑몰에서 찾아 구매했는데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터졌다.
각기 다른 명품 쇼핑몰 3군데에서 3번이나 주문을 했는데 다 실패해버린 것이다...
일단 1차, 2차 구매는 재고가 없다고 주문 취소를 당했고! 발란에서 진행한 3차 구매는 정상적으로 배송 출발까지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몇 주를 기다렸는데 갑자기 나한테 전화가 와서 택배가 빈 박스로 도착했다는 비보를 알려주셨다. 다행히 전액 환불은 잘 받았지만 결론적으로 내 품에 돌체앤가바나 디보션백을 안을 수는 없었다.
그냥 200만 원 내고 백화점에서 살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몇 주 동안 이런 일을 겪다 보니 갑자기 정도 좀 떨어지고... 돈이 아까워져서 그냥 저가 명품 가방으로 과감하게 눈길을 돌려버렸다.
내 나이 20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귀여운 하트백을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하트백으로 목표를 변경했다. 하트백도 브랜드마다 디자인이 조금씩 달라서 며칠 동안 검색 또 검색한 끝에 비비안웨스트우드와 코치로 선택지를 좁혀냈다.
사실 둘 다 고가의 명품은 아니지만 솔직히 나는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아직까지는 명품에 많은 돈을 쓰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더 커서, 이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내가 고른 예물 가방은 코치 하트백! 퀄팅이 들어간 걸로 골랐는데 소가죽이라 스크래치가 걱정되긴 하지만 너무 귀엽다... 가격은 80만 원 정도였는데 나중에 따로 리뷰를 자세히 써보겠음!
"딱 한 번 있는 기회인데 백 단위 정도 되는 명품 가방으로 골라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충분히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명품 욕심이 없어서 후회 없음! 내가 한 4~50대 정도가 되면 좋은 가방 하나 메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27살인 현재의 내 생각은 이렇다. 아직까지는 예쁜 옷을 사거나 좋은 가전 쓰는 게 더 행복해!!!
사실 나도 예물 가방을 알아보면서 800~1000만 원이 넘는 명품 가방 리뷰글이 많이 보이니까 보통 사람들 다 저 정도는 기본으로 많이 하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건 절대 금물! 이런저런 말이나 글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선에서 고른다면 충분히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라고 본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나의 예물 가방 고르기. 사람마다 환경과 가치관이 각기 다르니, 저 사람은 저렇게 했구나~ 정도로 가볍게 봐주시면 좋겠다. (애증의 돌체앤가바나 디보션백...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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