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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소박 일상/결혼준비 일기

결혼준비 일기 2 - 대전 상견례 식당 구르메에서 진행

by 김늘뽀 2022. 5. 31.

지난 프로포즈 후기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는 이미 양가 부모님과 밥도 먹고 인사도 드린 상황이었다. 결혼 허락도 받은 상태고, 프로포즈도 받았겠다! 바로 다음 단계인 상견례 일정을 잡았다. 대전 상견례 식당 구르메에서 진행했다.

 

일단 상견례를 점심에 할지, 저녁에 할지 고민을 했는데 보통 해가 떠있는 시간에 많이 한다고 하길래 점심으로 결정했다. 저녁에는 아무래도 식당에 사람이 많을 수 있고, 이야기가 길어지면 시간이 늦어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보통 점심시간으로 많이 정하는 것 같다.

 

대전 상견례 식당은 남자 친구가 알아보고, 만년동에 있는 한식당 구르메로 예약했다. 요즘은 한식 말고도 중식이나, 일식 식당에서 상견례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무난한 게 제일 나을 것 같아 한식당으로 고르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건 식당에 룸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것!! 룸이 꼭 필수는 아니지만, 양가 부모님이 처음 만나는 조심스러운 자리이기에 프라이빗한 분위기는 갖추는 게 좋다.

 

복장은 깔끔하기만 하면 된다. 화려한 패턴이 있는 옷이나, 너무 캐주얼한 편한 옷, 노출이 많은 옷은 노노!! 셔츠나 원피스, 세미 정장, 깔끔한 투피스 조합 정도면 충분하다.

 

대전상견례식당-구르메-내부사진
구르메

 

구르메는 대전 상견례 식당으로 꽤 알려진 곳이다. 예약 문의 전화를 할 때도, 상견례 자리인지 물어봤다고 한다. 우리는 일요일 오후 12시 예약이었다. 건물에 주차장이 있지만, 주차 공간은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짐.

 

매장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깔끔하고 괜찮았다. 적당히 고급스러운 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보통 상견례를 할 땐 가족끼리 한쪽에 나란히 앉는다. 우리는 남자 가족이 왼쪽, 여자 가족이 오른쪽에 쭉 앉았다. 나란히 앉기 때문에 가족 수가 많이 차이가 나면, 인원을 적당히 맞춰서 상견례를 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남자 친구는 외동이라서 인원이 3명이었고, 나는 여동생이 2명 있어서 인원이 5명이었다. 그래서 막내 동생은 불참하고, 4명으로 맞춰서 갔다.

 

남자 친구랑 시부모님이 먼저 도착하셔서 기다리고 계셔서, 어색 어색하게 인사를 드리며 자리에 앉았다. 숨 막히는 어색함...! 상견례는 보통 어색한 게 당연하다. 그래서 상견례 식당은 코스 요리로 나오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대화를 하다가 소재가 떨어질 즈음 음식이 주기적으로 나오며 어색함이 어느 정도 풀어진다.

 

어색한 상황을 대비해서 미리 상견례 멘트나, 할 말을 준비해 가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우리는 미처 그런 걸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양가 부모님의 대화를 귀 쫑긋 세우고 듣다가 중간중간 웃거나, 한 마디 거들거나 했다. 워낙 이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아서 리액션만 하는 것도 힘들었다... 흑흑...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우리 엄마가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여서 뭔가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시부모님과 우리 아빠는 별로 말을 많이 하시는 편이 아니기도 하고, 어려운 자리이다 보니 말을 꺼내기가 어려우셨나 보다. 특히 다들 자식 상견례는 처음이셔서 더 긴장하신 듯했다. (우리 아빠는 꿈도 꾸고 잠도 설치셨다고 함)

 

내가 남자 친구보다 9살이나 어리기도 하고, 처음 결혼하는 첫째 딸이기도 하다 보니 아빠가 아쉬운 말을 꺼내셔서 중간에 살짝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시부모님도 그럴 수 있다고 넘어가셔서 다행이었다.

 

상견례 자리에서 마음이 상했다는 후기를 많이 봐서 조금 걱정했지만, 우리는 별 탈 없이 잘 끝난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상견례 소요 시간은 2시간~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잔뜩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2시간이나 지난 줄도 몰랐음. 알아보니 보통 이 정도 걸린다고 한다.

 

 

구르메-메뉴-접-코스-사진
메뉴-접

 

상견례 후기는 이 정도고, 대전 상견례 식당 구르메 음식 후기도 같이 남겨보려고 한다.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음식 사진을 촬영하진 못했다.

 

구르메는 총 6가지 코스 메뉴가 있다. 반 / 화 / 접 / 부 / 연 / 회. (코스 메뉴 이름이 다 1글자임) 반이 제일 저렴하고, 회가 가장 비싸다. 반 / 화는 평일만 주문 가능한 코스 메뉴라서, 주말에 상견례를 한다면 선택지는 접 / 부 / 연 / 회, 4가지다.

 

우리는 접으로 선택했다. 접은 인당 29000원이다. 총 7명이었으니, 20만 3천 원... 상견례 비용 결제는 누가 해야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게 없다. 하지만 부모님께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보통은 남자나 여자 측이 내는 경우가 많다. 나는 남자 친구랑 얘기를 해보고, 남자 친구가 낸다고 해서 알겠다고 그랬다. 만약 시부모님이나, 부모님이 결제하신다고 하면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닐 수 있기에, 다음에 더 맛있는 곳에서 대접해드리겠다 정도로 말씀드리면 될 듯하다.

 

아무튼 구르메 접 코스 메뉴는 계절에 맞게 입맛을 돋워주는 별미 죽으로 시작한다. 우린 단호박 죽이 나왔다.

 

단호박 죽을 먹고 나면 첫 번째 코스 메뉴가 쭉 나온다. 들깨 우엉 샐러드, 버섯 야채 두부 강정, 궁중 떡볶이, 초무침, 해파리냉채, 장어 강정, 양배추말이, 탕. 탕은 계절이나 매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듯. 우린 미역국이 나왔다. 맛은 전체적으로 무난했고, 궁중 떡볶이와 장어 강정이 괜찮았다. 장어에 뼈가 많아서 발라 내기가 좀 불편하긴 했다.

 

두 번째 코스 메뉴는 떡갈비, 고구마 춘권 튀김, 된장 목살 구이가 나왔다. 고기 메뉴가 여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떡갈비는 맛이 무난했고, 된장 목살구이는 내 입맛엔 너무 짰다. 하나 먹고 안 먹음...

 

세 번째 코스 메뉴는 된장찌개, 밥, 여러 반찬들이 나왔다. 사실 두 번째 코스 메뉴까지는 괜찮았는데 이쯤 오니 너무 배가 불러서 세 번째 코스 메뉴는 먹을 수가 없었다. 깨작깨작 맛만 봤다. 맛은 무난했다.

 

후식은 수정과가 제공된다. 역시 무난.

 

솔직히 인당 29000원의 가격이 적은 가격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맛이 전반적으로 그냥 무난~해서 맛적인 부분에선 좀 아쉬웠다. 직접 개발한 다양한 퓨전 음식들이 나온다고 소개되어 있지만 맛은 뭔가 먹어본 익숙하고 무난한 맛. 그래도 플레이팅은 정갈하게 나와서 보기에 깔끔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건 미역국이었다. (...)

 

그리고 방음이 잘 안 되는지 바로 옆 룸이 너무 시끄러웠다. 껄껄껄!! 하고 웃으며 떠드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이 부분도 살짝 아쉬웠다.

 

대전 상견례 식당 구르메,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괜찮았으나 가격 대비 맛은 조금 아쉬웠다고 정리해본다. 상견례가 끝나고 나니 부모님이 어려운 일 끝낸 기분이라 속이 시원하다고 하셨다. 나와 남자 친구 역시 그랬다. 이제 웨딩홀, 스드메를 알아볼 차례다... 열심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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