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남자친구 수제화 구두에 이어, 이번에는 내 웨딩 슈즈를 고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미 제목에도 써두었지만 나는 고세(GO-CCE) 브랜드의 구두로 선택했다.
사실 나는 신발은 무조건 편해야 하는 사람이라, 굽 낮은 로퍼는 있지만 구두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그래서 웨딩 슈즈를 고르기가 더 어려웠다. 드레스샵에서 웨딩 슈즈를 대여해도 되지만 나는 발이 작은 편이고, 무조건 편해야 결혼식 당일에 안 넘어질 것 같아 직접 구매해서 신기로 했다. (벌써 넘어지는 상상 200번 했음) 일단 내가 웨딩 슈즈를 고르기 위한 몇 가지 기준을 정해두었다. 어느 정도 편해야 하는 건 기본이라고 생각해서 굳이 쓰진 않겠음!
첫 번째, 고가의 명품 브랜드는 절대 노노! 어짜피 구두는 거의 안 신어서 나에게는 돈 낭비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굽 높이는 최대 5cm! 사실 마음 같아서는 플랫을 신고 싶지만 내 키는 160cm도 되지 않는다. 찾아보니 키가 작을 경우 웨딩 촬영 / 결혼식 때 어느 정도 살짝 굽 높이가 있어야 더 예쁘게 나온다고 하길래 최대 5cm 굽으로 타협했다. 평소에 힐을 많이 신는 분들은 10cm, 12cm도 턱턱 신으시는 것 같지만 나는 편한 로퍼나 운동화만 신었던 사람이라 5cm 이상은 너무 불편하고 어색해서 걷기가 어려웠다. 물론 신다보면 익숙해지겠지만 굳이 그런 노력까지 하고 싶진 않았음.
세 번째, 평소에도 신을 수 있는 디자인일 것! 웨딩촬영 / 결혼식만을 위한 화려하고 특별한 웨딩 슈즈도 좋겠지만, 나는 이왕 사기로 결정한 거 평소에도 신을 수 있게 무난하면서도 예쁜 디자인을 원했다. (제일 어려운 조건) 너무 싸보여도 안됨.
고세(GO-CCE) 메리제인 구두
- 구매처 대전 갤러리아 고세 오프라인 매장
- 구매가 약 21만 원
이렇게 까다로운 3가지 기준을 모두 통과한 게 고세 메리제인 구두였다. 진짜 웨딩 슈즈 찾느라 인터넷 쇼핑몰부터 오프라인 신발 매장 투어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름. 사실 같이 찾으러 돌아다닌 남자친구가 더 고생하긴 했다.
대전 고세 오프라인 매장은 갤러리아 백화점에 있다. 신발 브랜드가 모여있는데, 거기서 구두를 구경하다가 딱 고세 메리제인 구두랑 눈이 마주쳐버린 것... 이건 운명... 하지만 전시되어 있던 메리제인 구두가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지만, 굽이 너무 높아 포기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직원분께서 원하는대로 주문제작이 가능하다고 하시는 거임!! 디자인 틀만 정하면 굽 높이, 구두 컬러, 바닥 쿠션, 금장 포인트, 사이즈까지 취향대로 선택해 주문제작할 수가 있었다. 찾아보니 고세 브랜드는 이미 주문제작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나만 몰랐나봄.
그래서 나는 굽 높이 5cm, 크림 컬러, 금장 추가 옵션으로 주문제작을 신청했다! 바닥 쿠션은 추가금이 붙는데, 신어봤을 때 살짝 더 푹신한 거 말고는 큰 차이를 모르겠어서 그냥 추가하지 않았다.
제작이 완료되면 택배로 받아도 되고, 직접 찾아가도 된다. 나는 남자친구랑 직접 찾아왔다. 1~2주 정도가 소요된다. 가격은 21만 원대! 엄청 저렴한 건 아니지만, 주문제작 구두이기에 이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가격인 것 같다.
박스에 SINSE 1985라고 적혀 있는 걸 보니 고세가 생각보다 꽤 오래된 브랜드인가보다.
나의 영롱한 고세 메리제인 구두. 어디에나 잘 어울릴 크림 컬러에 귀여운 메리제인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든다. 바닥은 어짜피 신었을 땐 안 보이는 부분이지만, 연한 핑크 컬러로 되어 있는 게 사랑스러워서 좋았다. 만져봤을 때 가죽 느낌도 부드럽다.
특히 메리제인 디자인의 구두는 귀엽기도 하지만, 발등을 가로지르는 끈이 발을 한 번 더 잡아주어 벗겨질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결혼식 버진로드를 걸을 때 구두 때문에 넘어질 일은 없겠구나, 싶었다.
굽은 5cm로 제작했다. 솔직히 5cm도 나에게는 좀 어색하지만 7cm 이상의 구두보다는 훨씬 걷기 편하다. 굽도 얇지 않고 굵어서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바닥을 지지할 수 있다. 안정감 있음!
금장 추가가 어디에 된 건지 궁금하실텐데 굽 안쪽과 앞코 부분에 추가되어 있다. 밑창 말고, 금색으로 반짝이는 부분! 화려하게 티가 나는 건 아니지만, 은근히 반짝인다는 게 나는 오히려 좋았다.
메리제인 끈 장식에 들어간 큐빅도 반짝반짝 예쁘다. 구멍이 뚫려 있는데 구멍은 발등 높이에 따라 사이즈를 조절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나에게 맞게 한 번만 조절해두면 됨. 신고 벗을 때 장식을 고리에 걸고, 빼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라 편하다.
사이즈는 225 정사이즈다. 고세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이즈별로 구두를 신어봤는데, 스타킹이나 페이크삭스만 착용하고 신는 구두 특성상 딱 발에 맞는 정사이즈로 골라야 헐렁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마다 발 모양에 따라 고세 구두 사이즈는 달라질 수 있으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어보고 선택하는 걸 권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구두 마감도 모난 곳 없이 깔끔하고, 신었을 때도 예뻐서 후회 없는 웨딩 슈즈 선택이었다. 특히 대전 갤러리아 고세 직원분께서 정말 친절하게, 귀찮은 내색 없이 상담해주셔서 감사했다.
21만 원이라는 착한 가격과 (물론 명품브랜드랑 비교했을 때...ㅎ) 평소에도 신을 수 있는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 편안함, 거기다 세부적인 옵션을 선택해 주문제작할 수 있다는 점까지! 다 좋았던 고세 구두 메리제인이다. 착용샷은 나중에 추가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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