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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소박 일상/결혼준비 일기

결혼준비 일기 11 - 대전 수제화 라뎅에서 남자구두 맞춤제작

by 김늘뽀 2022. 9. 18.

남자 친구는 발 볼이 넓어, 기성품 구두는 불편하다고 느끼는 타입이었다. 마침 가지고 있는 구두도 별로 없었기에 웨딩촬영과 결혼식에도 신을 겸~ 평소에도 신을 겸~ 발에 꼭 맞는 수제화 남자 구두를 하나 맞추기로 결정했다.


대전 수제화 라뎅

  • 대전 서구 둔산남로175번길 19 (둔산동 1916)
  • 화요일 ~ 일요일 12:00 ~ 18:00 / 점심시간 13:30 ~ 14:30 / 매주 월요일 정기휴무
  • 상담 예약 후 방문
  • 구매가 20만 원 초반

대전 수제화로 검색해보니, 라뎅이라는 곳이 후기가 제일 많고 유명했다. 상담에는 시간이 꽤 소요되기에 꼭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그만큼 상담이 꼼꼼함!

 

남자 친구가 시간이 많지 않아 급하게 알아보게 된 거라, 실례를 무릅쓰고 정기휴무인 월요일 당일에 전화 문의를 해봤는데! 감사하게도 잠시만 기다리면 가겠다고 답변을 해주셨다. 거의 40분 기다리긴 했지만, 정기휴무인 날에 방문한 우리 탓이기에 마냥 감사했다. 정말 친절하셨다.

 

다만 주차장은 따로 없어서 주변 골목 빈 곳에 주차를 해야 한다.

 

 

대전-수제화-라뎅-둔산동-쇼룸-사진
라뎅-매장

 

간판이 없어서 살짝 헷갈렸지만 라뎅 매장 무사히 발견. 라뎅은 제작 공방과 쇼룸, 2가지 공간이 있는데 수제화 맞춤 제작 상담을 원한다면 둔산동에 위치한 쇼룸으로 방문해야 한다. 구두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라뎅은 이미 대전 수제화로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 전통 수제화 제작 방식을 고집하는 55년 경력의 패턴 장인, 10년 경력의 조립사와 갑피사가 구두를 제작한다고 한다. 무려 3대째 아들들이 대를 잇고 있다고 해서 놀라웠다.

 

100%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기성품과는 다르게 빅 사이즈, 스몰 사이즈, 넓은 발 볼, 높은 발 등까지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키높이도 넣을 수 있음!

 

 

보트슈즈-디자인과-다크브라운-컬러-사진
디자인-컬러-선택

 

먼저 설명을 들으며 남자 친구의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컬러를 골랐다. 수제화라 그런지 색감도 정말 다양하고, 디자인도 다양했다. 좋은 건 원하는 디자인과 컬러를 따로따로 골라 조합할 수 있다는 거다. 역시 핸드메이드는 달라...!

 

남자 친구는 보트슈즈 디자인과, 다크 브라운 컬러로 선택했다. 사실 결혼식 구두 신랑 구두라고 하면 블랙이 가장 기본이긴 하지만! 남자 친구가 원래 블랙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니, 차분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다크 브라운으로 추천해주셨다. 환한 곳에서는 브라운이 많이 보이고, 어두운 곳에서는 거의 블랙으로 보이는 오묘한 컬러감이라 더 예뻤다.

 

직접 신어보며 어떤 디자인과 컬러가 나에게 어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추가로 내피는 기본 소가죽이라 처음에는 살짝 불편할 수 있는데, 천보다 내구도가 좋아서 오래간다고 한다. 이거 저거 설명을 많이 들었는데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확실한 건 굉장히 열정적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음!

 

 

라뎅에서-발사이즈를-측정하는-모습-사진
사이즈-측정하는-중

 

디자인과 컬러를 골랐다면, 본격적인 수제화 맞춤 제작을 위해 사이즈 측정부터 진행된다. 신발을 벗은 상태로 판판한 나무판에서 발 모양을 그리게 된다. 확실히 남자 친구가 발 볼이 넓은 편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발볼 때문에 사이즈업을 기본 1업 이상으로 할 정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 모양과 사이즈도 양쪽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신발을 신었을 때 한쪽 발만 아플 때도 있다. 하지만 대전 수제화 라뎅은 양쪽 발의 모양과, 사이즈에 맞게 각각 신발이 만들어지니 편안함이 남다르다. 남자 친구도 양쪽 발의 사이즈와 발볼 넓이가 달라 그에 맞게 제작이 진행된다고 설명해주셨다.

 

제작 과정은 사이즈 측정 > 사이즈에 맞는 패턴 내기 > 패턴에 맞게 가죽 오리기 > 발을 감싸는 가죽 부분인 갑피 제작 > 1차 조립 > 가봉 > 고객 검수 후 수정 > 2차 조립 > 폴리싱 > 완성 단계까지 진행된다.

 

가봉까지는 2주 정도가 소요되고, 완성까지는 1주 정도 소요되어 총 3주 정도가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하나 제작하기에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꼼꼼하게 제작된다고 하니 큰 불만은 없었다. 다만 급하게 필요하다면 상담을 받아봐야 하겠다.  우리는 웨딩촬영 3개월 전에 준비한 거라 시간은 아주 여유로웠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마음 편함!

 

 

라뎅-수제화-박스-패키지-사진
고급스러운-포장

 

2주 뒤 가봉이 끝나면 연락을 주시는데 그때 다시 방문해서 수정할 부분이 있는지 신어보고 확인을 하면 된다. 남자 친구는 밑창을 바꿀까 잠시 고민했지만 큰 차이가 없다고, 괜히 돈 쓰지 마시라고 비추하셔서 기본 밑창으로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무조건 옵션을 추가하라고 하는 곳이 아니라 별로인 건 별로라고 딱 말해주는 곳이라 좋았다. 가봉 때는 구두를 신어볼 수 있는데, 발에 꼭 맞고 굉장히 편하다고 만족했다!

 

그리고 1주가 더 지나고, 드디어 구두가 완성되어 찾아왔다. 라뎅 로고가 들어간 신발 박스에 블랙 신발주머니까지, 패키지도 정성이 느껴지고 고급스럽다.

 

참고로 대전 수제화 라뎅은 인건비와 자재비로 가격이 정해진다. 모든 스타일의 구두 기본 가격은 똑같고, 자재를 변경하면 그만큼 옵션 비용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기본 가격은 가죽에 따라 결정되는데 소가죽과 송아지 가죽 198000원 / 양가죽 228000원 / 특수피 228000원이다. 여기서 세피나 밑창, 아웃솔을 변경하거나 키높이를 추가하면 그만큼 비용이 늘어난다. 

 

남자 친구는 소가죽에 키높이만 추가해서 가격이 20만 원 초반이었다! 수제화인데도 백화점보다 저렴함... 참고로 키높이는 최대 12cm까지 가능한데 5~6cm를 가장 추천한다고 한다. 남자 친구는 5cm를 추가했다.

 

 

신랑-구두-제작이-완료된-모습-사진
수제화-완성

 

조명 때문에 다크 브라운처럼 안 보이지만, 다크 브라운 맞다. 빛에 따라 오묘하게 달라지는 컬러가 매력적이다. 퀄리티는 더 말할 것 없이 좋았다. 마감도 매우 깔끔! 특히 무엇보다 남자 친구의 발에 꼭 맞게 제작되어, 정말 편하다고 한다. 구두는 편하기 어려운데 역시 수제화는 다른 것 같다.

 

라뎅은 구두가 더러워지거나 가죽에 손상이 오면 무료 케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고, 밑창이 닳았거나 내피에 손상이 왔다면 저렴한 가격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라뎅 제작 구두만 해당, 타 업체 수선 X) 그만큼 오래 신을 수 있는 수제화라는 거. 아빠도 하나 해드리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 여자가 남자에게 주는 프로포즈 선물로도 많이 제작하는 것 같던데. 발 사이즈를 측정해야 하기에 깜짝 선물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20만 원 초반의 가격에 이 정도 편안함과 이 정도 퀄리티라니. 명품 구두 부럽지 않은 수제화라고 할 수 있겠다. (불편해서 못 신으면 명품이 무슨 소용이겠음) 대전 수제화 라뎅은 상담부터 제작 과정, 완성된 구두까지 빠짐없이 만족스러웠던 곳이다. 착용샷은 나중에 웨딩촬영, 결혼식 후에 추가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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