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박소박 일상/결혼준비 일기

결혼준비 일기 49 - 웨딩 염색하고 후회한 썰

by 김늘뽀 2024. 4. 3.

결혼식 본식 때는 머리색이 너무 어두운 것보다, 살짝 밝은 게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브라운 컬러로 웨딩 염색을 하는 분들이 꽤 많다.

 

그래서 나도 염색을 할지 말지 한참 고민하다가. 새치도 가릴 겸 갈색이 아주 살~짝 들어가는 다크브라운 정도의 컬러로 웨딩 염색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이 선택을 너무너무너무X100 후회했다. 나는 내가 밝은 브라운이 안 어울린다는 걸 이미 잘 알고 있어서 무조건 살짝 갈색기가 도는 정도의 다크브라운 컬러를 원한 건데. 결과물은 밝은 갈색으로 나와버린 것이다.

 

따로 탈색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미용실 원장님은 내가 염색이 잘 먹는 타입의 머리카락이라? 생각보다 밝게 나온 거 같다고 하셨다. 이대로는 절대 결혼식 못한다 싶어 어둡게 덮어달라고 했지만, 3번을 더 해도 여전히 내가 생각했던 컬러보다는 밝아서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ㅠㅠ 남편도 원래 머리색이 훨씬 낫다고 할 정도였다. 심지어 1번 염색 후 3번 더 염색을 한 거나 마찬가지라 머릿결도 어마어마하게 상해버렸다. 상해버린 머리카락은 결국 내 본식 헤어스타일에도 영향을 끼치고 말았는데. 사진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웨딩촬영-헤어와-본식-헤어-비교-사진
웨딩촬영-헤어와-본식-헤어-차이

 

위 사진은 염색 전 웨딩촬영 헤어고 아래 사진은 염색 후 본식 헤어다.

 

일단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은 숱이 현저히 적어졌다는 것. 그 이유는 본식 때 머릿결이 너무 상해서 스타일이 안 나온다고 하시길래, 어쩔 수 없이 숱을 쳐내고 끝부분도 잘라냈기 때문이다. 숱은 적어졌는데 컬이 강하게 들어가서 소라빵처럼 보이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차라리 약하게 말아주지) 웨딩촬영 때는 반묶음 헤어가 정말 완벽하게 마음에 들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본식 때는 그냥 번으로 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3번이나 어두운 색으로 덮어서 그런지, 본식 사진에는 밝은 머리가 보이지 않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

 

 

1년-후-원래-머리와-염색손상머리-차이-사진
1년-동안-열심히-기름

 

본식 후 1년이 넘게 지난 지금은 원래 내 머리가 귀 정도까지 자랐다. 염색하고 손상된 머리는 햇빛을 받으면 뚜렷하게 밝은 갈색으로 보여서 검은색에 가까운 원래 내 머리와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상해서 부스스하니까 더 티가 난다. ㅋㅋㅋ 위쪽은 차분한데 아래쪽은 부스스한 대환장 머리임. 파마도 새로 할 때가 됐는데 여기서 더 상하면 어떻게 될지 두려워서 마냥 방치하며 기르는 중이다.

 

염색 한 번 잘못했다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스트레스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미용실 원장님의 실력 문제일 수도 있긴 하다. 나는 무조건 다크브라운으로 요청했으니까... 그렇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돌이킬 수는 없는 것. 내 머리는 이미 상해버렸고... 잘려나갔고... 본식 헤어 망했고...^^

 

밝은 갈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은 당연히 웨딩염색 해도 됨. 그러나 나처럼 밝은 갈색이 안 어울린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면, 괜히 사진 잘 나온다는 말에 휘둘려 염색에 도전하지 말자!!! 어두운 색으로 덮느라 머리 상할 대로 상하고~ 본식 헤어까지 망할 수 있으니까. 거기다 너무 상해서 나처럼 1년 넘게 염색 / 파마 못 할 수 있다는 거.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절!대! 염색 안 할 거임. 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웨딩 염색이 폭망하긴 했지만... 본식 끝난 지 오래되어서 마음은 거의 괜찮아지긴 했다. 그냥 사진 보면 한숨 나오는 정도? ㅎㅎ 지금은 머리색이 선 그은 것처럼 차이 나는 게 더 짜증 남. 조만간 그냥 파마해 버려야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