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묵은 키보드 도구 없이 청소하기 (더러움 주의)

키보드는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주어야 잔고장 없이 오래 쓸 수 있다고 한다. 보통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 청소하는 게 좋다고 들었다. 나도 그 사실을 머리론 알고 있지만... 뭐든 실천하기가 힘든 법이다.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3년 동안 한 번도 키보드 청소를 하지 않았다. 3년이나 청소를 하지 않으니, 키보드를 봤을 때 틈새에 낀 먼지들과 이물질들이 눈에 보일 정도 도드라졌다. 결국 큰맘 먹고 키보드 청소를 하기로 결정!

 

키보드는 청소하는 도구가 있으면 훨씬 편하게 청소할 수 있다. 키보드 청소 젤리는 잘못 샀다가는 키보드에 다 들러붙어 고장이 날 수 있기에, 키보드 청소 젤리보단 에어스프레이(먼지 제거 스프레이)를 좀 더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집에 키보드 청소 젤리도 없고, 에어스프레이도 없어서 악으로 깡으로 청소했다. 내가 청소에 사용한 물건은 물티슈와 족집게다. 족집게가 없다면 면봉으로도 대체 가능하다.

 

 

키보드청소

 

일단 청소를 위해 키캡을 몽땅 분리해주어야 한다. 키보드 청소에서 가장 힘들고,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나는 너무 지루해서 유튜브 영상 틀어놓고 분리했다.

 

키캡을 분리하기 전에 사진을 한 장 찍어두면 다시 키캡을 조립할 때, 헷갈리지 않고 조립할 수 있다. 나는 사진도 찍어두긴 했지만 좀 더 편하게 작업하기 위해서 키보드 모양 그대로 키캡을 분리해 놓아두었다. 나처럼 키보드 모양으로 키캡을 놓아두면 조립할 때 사진을 확인할 필요 없이 바로바로 조립할 수 있어서 편하다.

 

내가 사용하는 키보드는 전에 리뷰한 적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리뷰를 참고하시면 좋겠다. 딸기우유 핑크색이 곱고 예쁜 키보드다. → 바밀로 적축 핑크 기계식 키보드 리뷰 보러 가기

 

 

키캡리무버-사용법

 

키캡은 손으로 분리하는 건 힘들고 물건을 사용해야 한다. 나는 키보드를 구매했을 때 구성품에 포함되어 있던 키캡 리무버를 사용했다. 만약 키캡 리무버가 없다면 일자 드라이버나 신용카드 같은 물건들로 한쪽을 들어내 분리하면 된다. 튼튼한 실이나 포장끈, 철사의 경우 키캡 리무버처럼 대신 사용 가능하다.

 

키캡 리무버 사용법은 간단하다. 양쪽 철사 부분 사이에 키캡을 끼운 뒤, 살짝 대각선으로 비틀어 고정하고 힘을 주어 빼면 된다. Shift 시프트 키나 Enter 엔터 키처럼 길쭉한 모양의 키캡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키캡 리무버 철사는 양쪽으로 꽤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기다란 모양의 키캡도 대각선으로 끼워 분리가 가능하다.

 

분리한 키캡들은 물에 닿아도 상관이 없기에, 물로 청소해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그럼 물기가 다 마를 때까지 키보드를 조립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키캡을 분리하며 물티슈로 하나하나 닦아주었다.

 

아래엔 키보드 청소 전 사진이 나오는데, 조금 더러울 수 있으니 비위가 약하다면 주의하시길 바란다!!

 

 

키보드청소-전/후

 

키캡을 물티슈로 닦으며 다 분리해주면, 이제 키보드 본체를 청소할 차례다. 3년 세월 동안 쌓인 먼지와 이물질들이 가득했다. 청소 도구가 없기 때문에 일단 화장실에서 키보드 본체를 탈탈 털어 큰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해주었다. 입으로 바람을 후후 불며 열심히 털어주었다. (에어스프레이 없는 자의 노력)

 

그다음엔 입바람으로 제거되지 않은 먼지와 이물질들을, 족집게로 제거해주었다. 그럼 자잘한 먼지, 이물질들이 남는다.

 

집에 면봉이 있다면 면봉을 물티슈에 꾹 눌러 물기를 묻혀준 후 키보드 사이사이를 청소해주면 된다. 나는 면봉 대신 족집게에 물티슈를 조금씩 찢어 잡은 뒤 사이사이를 문질러 청소해주었다. 청소 후 키캡을 올바르게 다시 조립하면, 키보드 청소가 끝이 난다. 키보드 사이사이를 청소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이왕 청소하는 거, 꼼꼼하게 청소하고 싶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에어스프레이(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있다면 훨씬 편했을 것 같긴 하다.

 

키보드 청소는 총 2시간이 걸렸다... 힘들었지만 키보드 청소 전/후 비교 사진을 보니 뿌듯하다. 나는 그래도 3년이나 청소를 하지 않았는데, 키보드를 쓰지 않을 땐 키보드 커버를 꼭 덮어두어서 그런지 먼지가 생각보다는 적게 나온 편이다. 평소에 키보드를 쓰지 않을 때, 키보드 커버를 덮어두는 습관을 들이시는 거 강추!

 

키보드가 더러우면 키보드 고장이나, 성능 저하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고 사용할 때도 찝찝하니(사실 이게 가장 불편한 부분) 주기적으로 키보드 청소는 꼭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