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친구와 서천 국립생태원에 다녀왔다! 서천 국립생태원은 서천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관광지다. 생태계에 관련된 볼거리도 많고 교육적인 콘텐츠도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다. 실제로 우리가 갔을 때도 커플보다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우리처럼 커플끼리 가기도 좋은 관광지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솔직하게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서천 국립생태원
-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송내리 223-3)
- 일반 성인(만 19~64세) 5000원 / 청소년(만 13세~18세) 3000원 / 어린이(만 5~12세) 2000원
- 단체(20인 이상) 성인 4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000원
- 유아(만 4세 이하) / 장애인 / 국가유공자 / 기초생활수급자 무료
- 3월 ~ 10월 춘추~하절기 09:30 ~ 18:00
- 11월 ~ 2월 동절기 09:30 ~ 17:00
- 매주 월요일 휴관 / 공휴일인 경우 첫 번째 평일 휴관 / 설, 추석 전날과 당일 휴관
서천 국립생태원의 입장료와, 운영시간이다. 최대한 간단하게 기재해둔 것이고, 국립생태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할인 정보나 조건들을 살펴볼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우리는 성인 2명이라 인당 5000원씩, 총 10000원을 지불했다.
주차장은 꽤 크게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일요일에 가서 그런지 남은 자리가 거의 없긴 했다. 하지만 관람을 다 마친 사람들이 계속 빠지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니 금방 자리가 났다. 주차 자리가 없을까 봐 불안하다면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던지, 아니면 차라리 점심시간이 좀 지나고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럼 오전 시간 관람객이 빠져서 자리가 있을 듯!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하고 입장하면, 넓은 광장이 펼쳐진다.
광장에는 전기차 정류장이 있는데, 배차간격이 15분이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전기차를 타보고 싶었지만 30분 대기는 좀 그래서 포기했다. 걷기로 결정!
다행히 날씨가 좋아서 걷는 게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름에는 더워서 절대 못 걸을 듯. 겨울은 추워서... 여름, 겨울에는 오래 기다리더라도 전기차를 타는 게 정신건강에 좋겠다.
서천 국립생태원은 아주아주 넓다. 야외에도 놀이터나 전시장 같은 게 있는데, 아직 운영하고 있지 않은 곳이 많았다. 이제 야외 마스크도 풀리고 있으니 슬슬 다른 곳도 운영을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에코리움 쪽으로 걸어가면서 사슴 생태원, DMZ 전시원, 황새, 담비 등등을 보긴 했다. 하지만 야외전시장은 솔직히 그리 볼 건 없었다. 그냥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느낌? 동물은 종류가 별로 없고, 멀어서 잘 안 보였다. 야외전시장의 경우 큰 기대는 마시고,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 풍경을 감상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사실 서천 국립생태원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 에코리움 때문이다! 재미있는 볼거리들은 에코리움에 다 몰려 있었다. 실내 전시관이라서 날씨에 상관없이 쾌적하게 관람 가능하다.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다른 걸 다 제치고, 에코리움만 봐도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혹시 궁금할 분들을 위해 에코리움 팜플렛도 찍어보았다.
에코리움은 세계 5대 기후를 재현한 5개의 관람관이 있다.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 이 관람관에는 각 기후에 맞는 대표 동식물 1600여 종이 전시되어 있어서, 5대 기후의 생태계를 보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다.
관람 코스는 상설주제전시관1부터 시작하고, 마지막도 상설주제전시관2으로 마무리된다. 상설주제전시관은 생태계에 관련된 정보나 생태자원 보전의 의미 등이 소개되어 있는 곳이라 별로 재미는 없다. 그냥 슝 지나가도 된다.
핵심인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만 보면 됨!
참고로 에코리움에는 어린이 생태 글방(도서관)과, 4D 영상관도 있는데 여기는 어린이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곳이라 우린 가지 않았다.
관람 첫 시작은 열대관이다. 열대관은 열대우림이 재현되어 있다. 습하면서 살짝 더운, 열대우림 기후까지 맞추어져 있어 마치 진짜 열대우림 생태계로 이동한 기분이었다.
열대 식물은 700여 종, 민물과 바닷물에 서식하는 수중생물 130여 종, 양서/파충류 13종이 전시되어 있다.
입구부터 피라냐가 반겨주는데 살짝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피라냐 수조에 해골 모형도 들어 있다.
관람 코스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니 물줄기가 떨어지는 미니 인공 폭포가 있었다. 폭포 쪽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실제 열대우림 같아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어릴 때 아마존에서 살아남기, 이런 시리즈 만화책을 재미있게 봤었는데. 실제로 아마존에 갈 일은 아마 죽을 때까지 없겠지만, 에코리움 열대관에서 열대우림을 체험해보니 추억도 새록새록하고~ 신기하고~ 재밌었다.
특히 무성한 열대식물들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열대관을 나오면 사막관으로 이어진다.
사막관은 사막의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이 재현되어 있다. 300여 종의 선인장, 다육식물. 그리고 6종의 파충류, 2종의 포유류가 전시 중이다.
나는 선인장 종류가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다... 크기가 큰 선인장은 살짝 무섭기까지 했다. 내 키의 2배는 될 것 같은 선인장들이 있음! 이런 크기의 선인장은 영화나 만화에서만 봤었는데.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도 있는데, 아직 어린 바오밥나무라 크기가 작았다. 나중에 에코리움에서 다 성장한 바오밥나무를 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사막 포유류는 사막여우와, 프레디독이다. 둘 다 너무 귀엽다! 사막여우는 다 자고 있어서 아쉬웠다. 하지만 프레디독은 활발하게 돌아다녀서 아이들에게 인기 최고였다.
다음은 지중해관이다.
지중해성 기후대는 여름은 건조하고, 겨울은 온난 다습한 특징이 있다고 한다. 300여 종의 지중해 식물과 7종의 양서류가 전시되어 있다.
열대관과는 다르게 지중해관은 약간 휴양지에서 볼 법한 식물들이 많았다. 외국 휴양지 분위기.
7종의 양서류는 대부분 자고 있었고, 도롱뇽과인 이 친구가 깨어 있길래 한 컷 찍어봤다. 동글동글하고 약간 입이 웃는 얼굴 같아서 귀엽다.
온대관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여름은 고온다습한 난/온대성 기후대가 재현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대한민국의 기후라고 생각하면 된다. 들어설 때부터 뭔가 익숙한 기후를 느낄 수 있었다.
120여 종의 우리나라 식물, 40여 종의 어류, 7종의 양서/파충류, 수달, 맹금류가 전시 중이다.
대한민국의 기후라서 그런지 전시되어 있는 식물과 동물들이 뭔가 다 친숙하고, 익숙한 종류였다.
가장 보고 싶었던 수달은 멀리서 자고 있어서 잘 안 보였고, 맹금류도 나무에 숨어 있어서 잘 안 보였다... 아쉬운 대로 당당하게 모습을 내밀고 있는 두꺼비나 찍어 보았다.
마지막은 극지관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개마고원을 시작으로, 타이가, 툰드라, 극지, 세종기지를 재현했다고 한다.
추운 극지관 기후를 어떻게 재현했을지 궁금했는데 대부분 동물들이 박제로 전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별로 춥진 않았다. 박제된 동물들 때문인지 살짝 요상한 냄새가 났다.
살아 있는 동물은 펭귄뿐이었다. 팔을 파닥파닥 거리고 있는 펭귄들은 역시 귀여웠다.
글로 쓰니 관람 시간이 짧아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 5개의 관람관을 다 돌아보려면 꽤 시간이 소요된다. 사진 찍기 좋은 스팟도 많고, 전시되어 있는 동물도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5개의 관람관 기후가 다 다르게 느껴진다는 게 재밌었다. 덥고 습한 열대관, 건조한 사막관, 우리나라의 기후인 온대관까지... 각기 다른 기후에 맞춰 생태계가 구성되어 있어서 진짜 그 생태계의 나라로 순간 이동한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난 열대관이랑 사막관이 제일 재밌었다.
사람이 많긴 하지만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다른 나라 같은 이국적인 배경에서 멋진 사진도 남길 수 있다.
아이들이 많아 다소 복잡하고 시끄러워서 로맨틱한 데이트 코스는 아니지만 평소에 동물이나 식물을 보는 걸 좋아한다면 후회 없을 만한 여행지다! 커플로 가도 아주 재밌다는 거! 특히 산책하는 거 좋아한다면 더 취향 저격이겠다.
추가로 서천 장항 스카이워크가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10~15분 거리이니(자동차 기준) 서천 여행 코스로 겸사겸사 가보면 좋겠다.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또 가고 싶은, 서천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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