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 일기 16 - 가을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헤어 후기

웨딩 촬영하는 날이 엄청 멀게만 느껴졌는데, 정신 차려보니 촬영하는 날이 훌쩍 다가와버렸다... 가을스튜디오 후기는 한 번에 작성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드레스, 메이크업, 헤어 후기와 촬영 후기. 2개의 포스팅으로 나눠 작성할 예정이다.

 

참고로 다이어트에 대한 부담을 너무 심하게 가질 필요는 없다. 사진은 보정이 가능하기 때문... 그래도 보정 전 사진을 보면서 진한 현타를 느끼기 싫다면 어느 정도는 관리를 해줘야 하겠다. 나는 그냥 양심적으로 평소보다는 적게 먹으면서 관리를 해줬다. (1~2달 전 부랴부랴 했음) 이렇게 한다고 갑자기 날씬해지진 않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나음!

 

밥을 먹을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가을스튜디오로 출발하기 전에 전날 미리 사두었던 미트파이를 아침으로 챙겨 먹고 나갔다. 진짜 점심 먹을 시간 하나도 없음! 먹고 가길 잘했다. 간식을 챙겨 가긴 하지만, 간식은 간식일 뿐! 아침을 안 먹었으면 체력 소모가 극심했을 듯. 우리처럼 오전 촬영이라면 아침은 꼭 챙겨 드시길 바란다.

 

얼굴은 스킨, 로션 기초만! 머리는 린스나 트리트먼트 사용하지 말고 샴푸로만 감고 가면 된다. 당연히 헤어 오일이나 헤어 에센스도 사용하면 안 된다.

 

3층부터-5층-옥상까지

 

우리는 9시까지 오라고 되어 있었지만, 혹시 몰라 8시 20분 정도에 일찍 도착했다. 주차는 건물에 기계식 주차장(주차타워)이 있어서 거기에 하면 된다. (자리가 없다면 근처 송파 여성문화회관 공영주차장 이용)

 

주차 후 엘리베이터를 차고 3층으로 올라간 뒤, 왼쪽 인포데스크로 가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3층은 인포데스크와 메이크업 / 헤어샵, 한복집이 있고 4층은 촬영 대기실과 턱시도, 드레스를 셀렉하는 곳이다. 5층과 옥상이 가을스튜디오 촬영 배경이 있는 곳이다.

 

 

4층-촬영-대기실

 

우리는 안내를 받고 4층으로 올라갔다. 배정받은 헬퍼 이모님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가을스튜디오는 헬퍼 이모님과, 사진작가님 매칭 운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다행히 우리는 운이 좋았음! 두 분 다 너무너무 잘해주셨다.

 

촬영 대기실 앞에는 우리 이름이 딱 적혀 있어서 뭔가 싱숭생숭 기분이 이상했다. 안에 들어가면 헬퍼 이모님이 챙겨 오신 각종 악세사리가 가득했다! 악세사리뿐만 아니라 웨딩 슬리퍼나, 누브라, 웨딩 브라도 모두 가지고 오시기 때문에 굳이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악세사리는 직접 고르는 게 아니고 이모님과 작가님이 서로 상의하며 촬영 배경이나 헤어, 드레스에 맞게 그때그때 샥샥 교체해주신다. 꼭 하고 싶은 악세사리가 있다면 챙겨 가거나, 의견을 말하는 정도는 가능! 거울도 있고 의자도 있고 콘센트도 있고. 미니 금고도 있는데 여기에는 귀중품을 넣어두면 된다.

 

챙겨간 간식은 촬영 대기실에 두고, 헬퍼 이모님과 작가님께 드시라고 말만 해두기! 그럼 알아서 틈틈이 챙겨 드신다. 우리는 촬영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옷을 갈아입을 때 대기실에 오면 간식이 조금씩 줄어들어 있었다. 언제 드신 건지 신기함...

 

 

턱시도-드레스-셀렉

 

9시까지 오라고 했지만, 8시 20분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헬퍼 이모님을 만나고 신랑 턱시도부터 셀렉할 수 있었다. 이왕이면 일찍 가는 게 좋을 듯하다. 남편은 기본 검은색 턱시도와 녹색 턱시도 2가지를 골랐다. (토탈의 경우 신랑 턱시도는 2벌 셀렉 가능) 턱시도를 고르면 남편의 체형에 맞게 간단하게 가봉이 진행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기성복이다 보니, 몸에 딱 맞게 떨어지는 핏은 나오지 않는다. 그런 핏을 원한다면 맞춤 턱시도를 해가야 함...

 

신랑 턱시도를 셀렉하길래 나도 드레스를 바로 셀렉하는 줄 알았는데, 신부 드레스는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은 후 진행된다고 하셨다. 일단 드레스는 종류가 정~말 많은데, 그냥 걸려 있는 것도 있고 덮개가 씌워져 있는 것도 있어서 제대로 보기는 어렵다. 시간도 부족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보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가을스튜디오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드레스 정보를 수집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생각해가는 것이 좋다. 안 그러면 어영부영 떠밀려 불만족스러운 사진을 찍게 될 수도 있음! 꼭 미리 알아보자.

 

 

메이크업

 

메이크업과 헤어는 3층에서 진행된다. 신랑은 금방 끝나지만, 신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신랑이 오래 기다려야 함. 메이크업, 헤어도 드레스와 마찬가지로 미리 원하는 스타일을 준비해 가면 좋다. 나는 평소에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고, 립만 바르는 타입이라 따로 사진을 챙겨가진 않았다. 다행히 너무 예쁘게 잘해주셨으나...

 

립 컬러만큼은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평소에 나는 오렌지 레드 컬러의 틴트를 그라데이션으로만 바르는데, 핑크 풀립으로 발라버리신 것임... 심지어 내가 오렌지 레드로 발라달라고 요청까지 했음에도...! 혹시 몰라 평소에 내가 쓰던 틴트를 챙겨 가긴 했는데, 그냥 그걸로 발라 달라고 할 걸 그랬다. 후회막심... 정신이 없어서 거울로 봤을 땐 그리 나쁘지 않아 보여서 그냥 넘어간 게 화근이었다.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까 핑크 풀립이 너무 도드라져 나랑 안 어울리고 동동 떠보였다. 꼭! 평소에 쓰던 립 제품을 챙겨가셔서 그걸로 발라달라고 하거나, 비슷한 컬러로 해달라고 요청하시길... 나는 가을스튜디오 웨딩촬영이 전반적으로 다 좋았는데 후회되는 부분은 이것뿐이다.

 

속눈썹이나 블러셔, 눈썹, 쉐딩 등 다른 부분은 다 마음에 들었다. (가닥 속눈썹 이쁘다) 눈썹은 손질 없이 그냥 갔는데, 눈썹칼로 정리해주셨다. 아무래도 사진을 찍으면 화장이 좀 날아가기 때문에, 데일리 화장이라기에는 조금 진하지만 사진으로 보면 딱 예쁜 정도다.

 

토탈로 진행했을 때 헤어는 3회 변형이 가능하다. 푼 머리부터 묶은 머리 순서로 진행을 해야 머리가 예쁘게 나온다. 그래서 나는 푼 머리 > 반묶음 > 하이 포니테일 순서로 변형했다. 더 변형하고 싶다면 추가금을 내면 된다. (드레스도 마찬가지...) 혹시 몰라 파마를 하고 갔는데, 의미 없었다. 왜냐하면 생머리로 쫙쫙 핀 후에 웨이브를 넣어주시기 때문이다. 염색만 하고 가도 됨! 난 머리가 길어서 피스 추가 없이 내 머리카락으로만 진행했다. 머리가 짧거나 숱이 많이 적은 경우에는 추가금을 지불하고 피스를 붙이시면 된다. 신랑은 요청하면 머리 변형 가능하니 원하는 분들은 스타일을 미리 생각해가시면 된다. (남편은 귀찮다고 변형 안 했음)

 

헤어 변형은 다 마음에 들었으나, 반묶음은 조금 아쉬웠다. 앞모습과 뒷모습은 예뻤는데 옆에서 봤을 때 뒤통수가 납작해 보였다. 나는 몰랐는데 나중에 옆모습이 찍힌 사진들을 보고 알았음... 왜 아무도 말 안 해줬냐구. 흑흑. 반묶음 하실 거라면 옆모습 꼭 체크하시길.

 

추가로 나는 앞머리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일명 앞머리 신부) 앞머리를 내릴지, 말지 고민하는 신부님들이 많은 걸로 아는데 그냥 편하게 내가 잘 어울리는 걸로 해달라고 하면 됨! 나는 앞머리가 없는 내 모습이 영 별로라서 본식 때도 앞머리를 내릴 예정이다. 앞머리 있어도 사진 예쁘게 잘 나오니 걱정 안 하셔도 된다. (고데기 잘해주심)

 

 

풍성-3벌

 

메이크업, 헤어를 받은 후에는 다시 3층으로 내려와 대망의 드레스 셀렉을 진행하게 된다. 옷을 갈아입을 때 메이크업, 헤어가 망가지지 않아야 하니 단추나 지퍼로 여닫는 옷 꼭 입고 가기! 토탈로 진행하면 화이트 드레스 3벌 혹은 화이트 드레스 2벌 + 유색 드레스 1벌 + 빈티지 드레스 1벌(총 4벌)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나는 빈티지, 유색 드레스는 썩 끌리는 게 없어서 화이트 드레스 3벌로 골랐다.

 

나는 드레스를 한 번도 입어본 적이 없어서 어울리는 드레스가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래서 헬퍼 이모님이 나에게 잘 어울릴 만한 드레스를 몇 벌 추천해주셔서 다양하게 입어봤다. 드레스는 크게 풍성, 슬림으로 나뉜다. 풍성은 A라인, 벨라인 드레스고 슬림은 몸에 달라붙는 머메이드 드레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드레스를 너무 많이 입어보면 헬퍼 이모님이 눈치를 준다, 이런 글도 봐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만난 이모님은 전혀 그런 기색 없이 계속 갈아입혀주셨다. 너무 감사했음...! 몸빼바지처럼 생긴 웨딩 속바지를 챙겨주시기 때문에 전혀 민망하지 않았다. 속바지 없어도 됨.

 

참고로 드레스는 촬영 대기실에서 갈아입으면 되는데, 신랑은 밖에서 대기하다가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신부 사진을 찍으면 된다. 사진 퀄리티는 당연히 높으면 좋음. 잘 찍어줄수록 드레스를 비교하기가 쉬워진다. 가을스튜디오에는 전신 거울이 없기 때문에 전신사진을 찍어주는 게 생각보다 더 중요함! 그렇다고 모델처럼 너무 잘 찍으려고 하진 말고, 최대한 왜곡 없이 일자 각도로 드레스 전체가 잘 보이게 찍는 것에 집중하자.

 

먼저 풍성 드레스 라인부터 입어봤다. 풍성 드레스는 기본적으로 풍성한 모양을 위해, 둥글게 생긴 고정틀도 안에 함께 입어야 한다. 그래서 움직일 때 슬림 드레스보다는 더 힘들고 무겁다. 하지만 너무 예쁜 걸...? 그래서 풍성 드레스에서 2벌 골랐음. 1번 드레스는 민소매가 너무 부담스럽고, 가슴 쪽에 캡이 둥그렇게 훤히 비쳐 보여서 제외했다. 2번과 3번 드레스로 결정! 특히 2번 드레스는 꽃 자수로 되어 있는데 요정이 된 기분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원픽 드레스!

 

 

슬림-3벌

 

다음으로는 슬림 드레스 3벌을 입어봤다.  (남편이 사진 각도를 엉망진창으로 찍어둠...) 이미 풍성 드레스에서 2벌을 고른 상태라, 슬림 드레스는 딱 1벌만 골라야 했다. 5번 드레스는 오프숄더 라인이 나랑 안 어울려서 탈락. 4번과 6번 중에 고민하다가, 4번 드레스로 결정했다. 6번 드레스도 너무 예뻤는데 화이트가 아닌, 살짝 아이보리 컬러라 조금 칙칙해 보이는 느낌이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개인의 피부 톤에 따라 다르게 보이니 직접 입어봐야 알 수 있음!

 

나의 가을스튜디오 드레스 셀렉을 정리해보자면 총 6벌을 입어보고, 그중에 풍성 2벌 + 슬림 1벌을 고르게 되었다. 귀찮은 기색 없이 열심히 갈아입혀주신 헬퍼 이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물론 이 글을 못 보실 확률이 높겠지만...)

 

 

작가님-호출벨

 

모든 준비가 끝나면 촬영 대기실에 있는 벨을 눌러, 사진작가님을 호출한 후 간단한 상담을 하게 된다. 촬영하고 싶은 자세나 표정, 배경이 있는지 등등... 이런 걸 미리 생각해가면 좋다. 가을스튜디오에 있는 모든 배경에서 다 촬영이 진행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꼭 찍고 싶은 배경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해야 한다. 우리는 딱히 그런 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우리 다운, 편한 표정으로 한 컷 찍을 걸 그랬다 싶다. 너무 다 똑같은 표정이라 조금 아쉽... 그래도 결과물은 나쁘지 않아서 괜찮다. 쬐끔 아쉬울 뿐.

 

우리는 캐주얼을 찍고 싶어서 따로 옷을 챙겨갔기 때문에, 어떤 배경에서 캐주얼을 찍을지만 정하고 나머지는 다 사진작가님에게 맡겨버렸다!

 

참고로 사진작가님 호출벨은 우리가 누를 일은 없다. 헬퍼 이모님이 눌러주심. 헤어 변형하고, 드레스 갈아입고, 메이크업 수정할 거 있으면 하고, 모든 게 다 준비되면 헬퍼 이모님이 호출벨을 누르신다. 그럼 사진 찍으러 가면 됨! 이 과정 반복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헤어와-드레스-조합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살짝 촬영 사진 보여드림! 헤어 변형 조합도 함께 적어두었다. 푼 머리에는 2번 풍성 드레스(나의 원픽 드레스), 반묶음에는 3번 풍성 드레스, 하이 포니테일에는 4번 슬림 드레스를 입었다.

 

사실 어떤 드레스에 어떤 머리를 할까, 이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가을스튜디오 촬영은 풍성 드레스를 먼저 찍고 슬림 드레스로 넘어가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푼 머리, 반묶음에는 풍성 드레스. 번이나 포니테일에는 슬림 드레스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일부러 촬영 순서를 헤어 변형 순서에 맞춰 풍성(푼 머리) > 슬림(묶은 머리)으로 진행하는 걸로 보인다.

 

이렇게 가을스튜디오 드레스 셀렉, 메이크업, 헤어 후기를 최대한 자세하게 써봤다. 진짜 립 컬러가 아직도 후회된다... 시간을 돌리고 싶어. 본식 때라도 꼭 오렌지 레드 발라야지. 다음 포스팅은 촬영 후기와 함께, 촬영했던 사진들을 좀 더 다양하게 보여드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