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튜디오에서 웨딩사진을 찍어도, 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셀렉하는 과정은 꼭 들어가게 된다. 이때 사진을 너무 많이 고르게 되면 추가되는 페이지만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불어난다는 거! 나는 이런 정보를 미리 찾아봐서 알고 있었고 절대 추가금을 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가을스튜디오 셀렉을 하러 갔다. 참고로 이런 건 셀렉하러 가기 전에 남편에게도 미리 말하고 의견을 조율해두는 것이 좋다. 셀렉 당일에는 사진 고르는 데에도 시간이 빡빡하기 때문에 상의할 시간 없음!!!
셀렉 일정은 웨딩사진 촬영 당일에 정하게 된다. 보통 촬영일 2~3주 정도 뒤에 셀렉 일정을 잡는 듯하다. 문자로도 알려주는데, 2시간이 소요된다고 되어 있었다.
주차는 웨딩사진 촬영을 했던 그 건물 주차타워에 똑같이 하면 되지만, 셀렉을 하는 건물은 다른 건물이니 찾아가실 때 주의하셔야 한다. (만차 시 근처 송파여성문화회관 공영주차장 이용)
가을스튜디오 셀렉하는 곳은 송파나루역 1번 출구 앞, 투썸플레이스 건물 5층이다. 더브라이드&가을스튜디오 고객관리실이라고 되어 있다. 쌓여 있는 수많은 액자들만 봐도 가을스튜디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셀렉하는 공간은 여러 방이 있는데, 배정받은 방에 들어가서 진행하면 된다. 개방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방은 좁은 편이지만 어차피 사진만 셀렉할 거라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사진을 셀렉하면 되는지 설명을 해주신다. 60~80장 정도로 줄이고 벨을 눌러 호출하면 된다고 하셨음. 마음에 드는 사진은 숫자 1을 눌러 표시를 해두면 된다. 제외하고 싶을 땐 숫자 0을 누르기! 방법은 간단했다. 그런데 문자에서는 분명히 2시간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1시간만 주셔서 좀 당황했다;;
빡빡한 시간이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침착하게 남편과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다. 60~80장 정도로 줄이라고 하셨지만, 우리는 최대한 줄여놓자는 마인드로 과감하게 쳐냈다. 앨범은 20P로 계약했는데, 주의하셔야 할 것이 20P라고 해서 사진 20장을 고를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세로 사진은 1P만 해당되지만, 가로 사진은 한 장에 2P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즉 세로 사진만 20장 고를 게 아니라면 가로 사진까지 고려해서 골라야 한다. 가로 사진을 얼마나 고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사진 15~17장 정도를 고르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다. 특히 가을스튜디오는 배경 중심 스튜디오라 그런지, 가로 사진이 예쁜 게 많아서 더 어려운 것 같다...
원본 사진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다 다른데, 우리는 700장 정도였다. 전~혀 보정이 들어가지 않은 날것의 사진이라, 우리의 얼굴을 보는 게 힘들었지만 보다 보니 익숙해짐.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는 마음에 드는 사진이 그리 많지 않아서 금방 추려냈다. 1시간이 되니까 칼처럼 문을 두드리셨는데, 좀 더 시간을 달라니까 5분 이따 오신다고 그랬다. 솔직히 10~20분 정도는 더 줘야 되는 거 아님...? 나는 2시간으로 알고 왔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의 냉정한 선택으로 거의 다 추려낸 상태였다는 거다.
최종적으로 직원분이 오기 전에, 우리는 18장의 사진을 골라두었다! 700장에서 18장으로 정~말 많이 줄여냄. 그런데도 가로 사진이 많아서 23P가 나왔다. 원래는 직원분이 비슷한 구도의 사진이나 앨범의 사진 배치 등을 같이 고민하면서 사진 고르는 데에 도움을 주신다고 하는데, 우리는 18장만 골라놔서 그런지 따로 그런 건 없었다.
솔직히 이건 전혀 상관없었는데, 불쾌했던 건 18장을 골라둔 것을 보자마자 "다 알고 오신 것 같은데요??" 하면서 알아서 하라는 듯이 옆에 앉아있었다는 거다. 18장인데도 23P가 나와서 어떤 사진을 빼야 하나 고민하는데, 나가지도 않고 옆에서 떡하니 앉아 쳐다보고 있으니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남편이랑 솔직하게 상의하기도 불편했다. 소심한 사람들은 눈치 보여서 어영부영 추가금 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아마 신랑 신부가 불편해하는 걸 알면서 일부러 앉아있는 거 같다. 구매 강요는 없었으나(18장만 골라놔서인 듯) 불편한 분위기와 기분 나쁜 말투가 불쾌했다.
이런 분위기에 압도당하지 않고 현명하게 앨범 셀렉을 하고 싶다면 나처럼 미리 앨범 20P에 대한 개념을 확실하게 숙지하고, 세로 사진과 가로 사진을 합해 17~18장 정도로 과감하게 사진을 셀렉하는 걸 권한다. 물론 앨범에 로망이 있고 욕심도 있다면 원하는 만큼 사진 넣고 추가금 내면 된다. 하지만 우리처럼 앨범 사진에 대한 기대가 딱히 없고, 결혼하고 나서 얼마나 들여다보겠나~ 싶다면 딱 떨어지게 20P만 채우시는 게 좋겠다. 100만 원 넘게 추가금 내는 분들도 꽤 흔한데, 대부분 분위기에 휩쓸려 추가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듯...
이렇게 말한 나지만 가로 사진에서 도저히 뺄 게 보이지 않아 결국 2P 추가금 지불했다... 솔직히 나는 조금 더 고민하고, 20P 딱 떨어지게 사진을 더 빼버리고 싶었는데 남편이 앉아있는 직원 눈치가 보였는지 "이 정도면 추가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말해서 그냥 결제해버림. 1P에 3만 원... 2P라 6만 원... 이 돈으로 치킨 3번 먹는 게 훨씬 나은 듯. 꼴랑 2P 추가했지만 그래도 돈이 아까워서 후회 중이다. 남편만 아니었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더라도 2시간 꽉 채워가면서 이 악물고 빼버렸을 텐데. 휴... 처음에 1시간만 준 것도 다시 생각하니 열받아.
액자에 들어갈 사진과 모바일 청첩장 사진(5장)은 셀렉한 사진 중에서 고르게 된다. 어렵지 않게 그냥 골랐다. 액자는 기본 액자로 했다. 이미 정보를 살뜰하게 찾아본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액자도 예쁜 걸 하려면 다 추가금이다. 그냥 검정 테두리 깔끔한 액자부터, 인기 있다는 아크릴 액자하려면 몇십만 원 추가금 내야 된다. 그래서 우리는 셀렉하기 전부터 액자는 무조건 기본 액자로 하자고 의견을 맞추고 갔다. 가을스튜디오 기본 액자? 어두운 초록색에 정사각형으로 촌스러움 그 자체다. 자기들도 안 예쁜 거 알고 있음. 별로죠? 하면서 다른 액자 보여주고 추가하도록 유도한다. 별로인 거 알면 기본 액자 좀 바꿔요... 절대 안 바꾸겠지만. 테두리는 그렇다 쳐도 형태가 정사각형이라, 세로 사진은 위아래가 잘리고 가로 사진은 양옆이 잘린다. 대환장. 그래도 절대 액자 추가는 안 했다. 차라리 대형 액자 따로 다른 업체에 맡기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임. 물론 가을스튜디오의 보정이 너~무 마음에 들고 돈의 여유까지 있다면 비싼 액자로 추가하셔도 됨. 모든 것은 사바사.
모든 사진 셀렉이 끝나면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된다. 보정은 기본 수정사항, 앨범 수정사항이 있는데 이건 기본으로 다 해주신다. 따로 더 요구하고 싶은 게 있다면 추가 수정사항에 적으면 된다. 우리는 딱히 없어서 바로 서명하고 마무리했다.
갈 때는 원본이 담긴 USB를 챙겨주신다. USB 패키지는 그냥저냥 무난하게 깔끔했다. 참고로 원본 데이터 보존 기간은 촬영일로부터 3개월이라, 이후 USB를 분실하거나 파손하면 가을스튜디오에서 다시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집에 오자마자 컴퓨터에 원본을 몽땅 옮겨두었다.
가을스튜디오에서 원본이 담긴 USB 패키지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저장매체를 챙겨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원본 raw파일이 필요하시다면 외장하드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보정 업체에서 raw파일을 요구하는 경우가 드물게 있긴 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jpg파일로 진행이 가능해서 우리는 그냥 USB만 받아왔다.
그런데 USB와 같이 들어 있던 고리를 USB에 끼우려고 하니, 두께가 두꺼워서 끼워지지가 않음... 이건 솔직히 불량 아닌가? 안 끼워지는 고리를 왜 같이 주는 것... 그냥 고리 끼우는 거 포기하고 패키지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미리 가을스튜디오 셀렉 후기를 많이 찾아보고 가서, 추가금을 최대한 아낄 수 있었다. 피 같은 6만 원이 날아간 건 아직도 아깝긴 하지만... 팁을 정리해보자면 셀렉하러 가기 전에 남편과 의견 맞추기! 세로 사진은 1P&가로 사진은 2P 차지하는 거 기억하기! 직원분이 오기 전에 최대한 사진을 많이 추려내기! (직원분 오면 남편과 편하게 대화하기도 불편, 사진 막 빼기도 눈치 보임) 액자 추가는 절대 비추! 이 정도다. 다들 추가금 아끼고 그 돈으로 맛있는 치킨 드시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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